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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학

19세기 스페인 피아노 음악

애딘아 2022. 9. 8. 14:36

 

19세기 스페인 피아노 음악 전반적 상황

 


 

 

 스페인은 한 때에 훌륭한 기악음악가를 배출했으며 스페인 전통으로 다른 나라 음악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도메니코 스카를라티가 그곳에서 활동하는 동안 스페인적인 요소가 많이 배인 건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고 음악 역사에서 완전히 뒷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19세기의 스페인 음악 문화는 심각할 정도로 열악했다. 몇몇 건반악기 작곡가가 있었지만, 후세에까지 남을 정도로 훌륭한 레퍼토리를 남긴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 고전 스타일 혹은 살롱음악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페인 민족 음악의 부흥을 일으킨 사람은 펠리페 페드렐(Felipe Pedrell : 1841~1922) 이다. 페드렐은 바그너 음악을 모델로 하여 스페인적인 요소를 혼합함으로써 스페인 국민주의 오페라를 시도한 작곡가이다. 그는 스페인에 음악학 분야를 창시하고 젊은 작곡가에게 민족적 재료에서 영감을 받도록 영향을 줬다. 이러한 페드렐의 영향으로 스페인 음악은 19세기 말 새로운 전환을 맞이했다. 그에게서 수업한 3명의 작곡가(알베니즈, 그라나도스, 파야)가 스페인 음악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프랑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독일 낭만주의 전통보다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색채가 들어있다. 

 

 스페인은 중세 시대 아랍인의 침범을 받았던 탓에 이슬람 문화의 영향권 내에 들게 되었다. 그러한 상황은 중세 이후 나아졌으나 유독 남부 끝자락의 안달루시아 지방은 끝까지 이슬람 문화권에 남아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북부 카탈루냐 지방에서 서구화가 진행되었을 떄도 안달루시아 지방은 가장 아랍색깔이 짙은 지방이 되었다. 안달루시아 음악의 특징으로는 비잔틴-동양 문화(오늘날의 터키를 중심으로 한 비잔틴 제국)의 영향을 받은 특징적 선율(Canto Jondo), 기타 악기의 사용, 플라멩코 춤, 집시 영향을 들 수 있다.

 

 지리적으로 동떨어지게 보이는 스페인과 터키 지역 음악 간의 또 다른 유사점은 캐스터네츠를 사용한다는 점인데, 그리스와 로마 지역에서 캐스터네츠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 집시들은 15세기경 스페인에 유입되었고 안달루시아 지방에 정착했다. 이들은 떠돌아다니는 유랑민으로서의 서러움과 슬픔을 음악에 담게 되는데 이들의 음악적 특징이 안달루시아 선율에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알베니즈, 그라나도스, 파야 등은 중부 및 북부 지방 출신 작곡가인데 이들은 모두 안달루시아 지방의 독특한 향토색에 매료되었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여러 도시인 세비야, 카디스, 말라가, 론다, 코르보다의 풍광 및 민속춤들이 그들 작곡가의 주된 음악 소재가 되었다. 

 

 

 

 


 

스페인 건반 음악 특징

 


 

 

 스페인 건반 음악의 주요한 특징의 하나는 기타 음악이 모델로 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스페인 민속춤의 반주로 항상 사용하고 가장 중요한 현악기로서 대중화되어 있는 기타는 스페인의 대표적 악기이다. 기타를 모방한 어법은 스페인 작곡가에게 공통으로 볼 수 있다. 

 

 흔하게 눈에 띄는 기타 수법은 반복음 혹은 트릴과 비슷한 반복음이다. 기타는 현을 튕기는 악기이다 보니 피아노보다도 음의 지속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보완하려다 보니 기타 음악에서는 빠른 반복음의 기법을 많이 사용했는데 피아노에서 그것을 모방했다. 유명한 기타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Recuerdos de la Alhambra)》이 있다. 이와 더불어 아르페지오의 베이스 화음도 여러 음을 동시에 소리 낼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기타 특유의 수법이다. 

 

 또 다른 스페인 음악의 특징은 민속선율의 특징인 4음으로 된 꾸밈음, 약 박에 놓이는 셋잇단음표이다. 빠른 템포의 경우 단지 2음일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든 두 번째 박의 강세가 스페인 민속춤임을 금세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요소이다. 

 

 

 

 


 

스페인 음악의 춤곡

 

 


 

 

1) 호타(jota)

 

 아라곤, 나바라, 발렌시아에서 매우 퍼져있고 가끔 갈리시아-안달루시아에서도 불린다. 빠른 3박자 계통, 4마디 단위로 되어 있고 호타의 중심에는 copla(대중적인 노래의 가사를 제공하는 시적인 형태)라 불리는 섹션이 있다.

 

 

2) 판당고(fandango)

 

 안달루시아와 그 근처 지역에서 많이 불린다. 근본 형태는 호타와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다른 점은 가사의 길이, 코플라(copla)에 들어있는 악절의 수에 있다. 판당고는 선법적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화성적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판당고의 기악 도입 부분이 끝나면 코플라가 오는데 호타의 코플라보다 짧다. 판당고에서 파생되어 나온 여러 지역 춤으로 론데냐(rondeña), 말라게냐(malagueña), 그라나디나(granadina) 등이 있다.

 

 

3) 세기디야(seguidilla)

 

 세기디야 역시 지역에 다라 약간씩의 변형이 있다. 라 만차 지역의 seguidillas manchegas, 무르시아 지방의 seguidillas murcianas, 세빌리아 지방의 sevillana가 있다. 세기디야는 보통 정도 빠르기의 3박자 계통 춤이며, 조성은 대체로 장조이다. 전형적으로 2개의 도입 화음이 나오고, 4분의 3박자의 둘째 혹은 넷째 8분음표에서부터 선율이 시작한다.

 

4) 하바네라(Habanera)

 

 스페인 춤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모방하곤 했던 '하바네라(Habanera)' 춤이 있다. 하바네라는 원래 중남미 쿠바의 수도 하바나(Havana)에서 건너온 춤곡으로,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 라벨, 비제, 샤브리에 등이 사용하여 유명해졌다. 느린 4분의 2박자 춤인데 첫 박에 점4분음표가 놓이는 것이 특징이며, 이것이 남미에서는 더 빠른 춤곡, 즉 '탱고'로 발전했다. 

 

 

 

 

 

박유미 피아노문헌 음악춘추사(2011) p. 31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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